때는 바야흐로 2월... 며칠이더라 관악청년층 7층에서 달달 떨면서 면접을 봤었다.
집에 돌아와서 복기를 해보니, 면접 볼 때 디자인하고 싶은 서비스가 뭐냐는 질문에 '축구 관람을 좋아해서 어쩌구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흥분한 오닥구 마냥 말했던 것 밖에 기억이 안 났다.
복기를 한 뒤에는 합격과 불합격에 대해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불합격이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합격을 해서 큐시즘 29기에 함께할 수 있었는데, 이전에 했던 다른 학회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놓고 바로 큐시즘에 지원해서 그런지, 그렇게 엄청난 열의를 갖고 큐시즘을 시작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큐시즘을 하면 할 수록 애정과 열정을 생겼다. 학회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할 수록 디자인에 대한 열의와 욕심이 생겨 더 잘하고픈 열망이 솟구쳤다.
아래부터는 지난 2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큐시즘 29기를 하면 수행한 세 가지의 프로젝트의 후기이다.
기업 프로젝트: 뉴비즈

운영진의 노고가 여실히 느껴졌던 OT는 2월 17일에 진행되었다.
볼펜, 스티커, 키카드까지 알찬 구성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 저 디자인 스티커는 내 노트북에 소중히 붙여져 있다.
조원들과 레크레이션도 하고, 기업 프로젝트 소개도 진행하고, 정말 알찬 시간이었다.
나는 이때 모빌리티, 그리고 대시보드 UX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위플로우라는 기업의 프로젝트를 1순위로 뽑았는데, 당시에는 아쉽게도 코드잇 웹 기업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 배정되었다.
배정 당시에는 아쉬움을 느꼈지만, 코드잇 프로젝트 B팀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되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만난 민혜, 민영이는 29기 수료 후 멋지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고, 어령이와 나영이는 30기를 멋지게 운영하고 있다.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사실 상 이때 처음이었다. 그래서 걱정도 많았고, 혹여 내가 민폐가 될까 조심하고자 했는데, 디자이너 어령이가 너무 착하고... 순하고... 귀여운 팀원이어서 너무 행복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어령이는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디자인과 애프터이펙트에 능했고, 나는 피그마 프로토타입과 3D툴을 다룰 줄 알았다. 각자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디자인을 진행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시 돌아보면 내 디자인 실력에 아쉬움이 많지만,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애들은 기억나려나? 온라인으로 발표할 때, 뉴비즈라는 우리 팀명에 맞게 (모두 29기 신규 학회원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음) 코드잇 로고를 활용해서 배경을 만들고 각자의 화면 뒷 배경으로 사용했었다.
민혜가 엄청 발표를 잘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 또 뉴비즈 모여서 맛있는 거 먹자!
큐커톤: 출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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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기 큐커톤은 도파민과... 뭐였지... 분초사회? 어 맞아 정답! 🙆♀️🙆♀️🙆♀️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창출해내는 것이 미션이었다.
처음에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서비스 창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맞다. 사실 하루만에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 팀의 팀워크는 처음 만난 사람들 치고는 굉장히 좋았다.
시너지가 좋았기에 우수상도 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기성 PM을 중심으로 중간중간 산책과 기지개 등 리프레쉬 활동까지 착실히 수행했다. 기획 파트도 디자인 파트도 개발 파트도 모두 각자의 역할 수행, 팀원 간 소통과 더불어 에너지 조절을 능동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상금으로 PM님이 인프피 같이 작고 소중한 선물을 해주었던 기억도 난다.

출근행은 출퇴근 시간과 업무시간을 연결한 분초사회와 도파밍을 모두 고려한 서비스다.
출퇴근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 아닌 활용도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시간 관리 서비스인데, 내 어휘력으로 충분히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큐시즘 29기 때는 내가 캐릭터에 미쳐있어서, 출근행에도 꾸역꾸역 캐릭터를 넣으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보면 캐릭터 모션도 아쉽고, 곰돌이 말고 더 적합한 캐릭터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별개로, 서비스 자체는 정말 독특하고 유용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회사가기 전날 밤 집에서 '내일 출근할 때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용도로 출근행을 활용하면 정말 기깔날 듯.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단기간 안에 굉장히 마음에 드는 서비스를 디자인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큐커톤 때 디자인에 몰두해서 뒤늦게 알았지만, 백엔드 쪽에서는 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코딩이란 게 철자하나 어긋나면 출력도 안 해주는 매정한 놈이다 보니까, 마음처럼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디자인 하느라 너무 바빠서 내내 무표정으로 피그마만 봤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만난 대헌과는 후술할 '뉴씽'을 함께 만들었고, 상호와는 함께 30기 운영진을 하고 있다. 어쩌면 큐커톤 덕에 지금 이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지만, 난 정말 팀원복이 좋은 편인 것 같다.
밋업데이: 내가 정말 애정하는 '뉴씽'

경제는 쉽게, 생각은 깊게, 의견은 함께
이 슬로건처럼 뉴씽은 경제를 쉽게 알려주는 기능, 퀴즈 기능, 댓글이라는 커뮤니티 기능을 함축한 기깔난 서비스이다.
구르미는 뭉게뭉게 떠오르는 생각 말풍선에서 착안하여 PM인 연지언니가 제시해주어 탄생한 마스코트 캐릭터이다. 이전에 버려진 아이들이 꽤 있는데, 그 친구들은 내 소중한 블렌더에 꿀잠을 자고 있다.
뉴씽을 통해 많은 것을 공부할 수 있었다. 와이어프레임의 어느 부분까지 UI에 반영해야 하는지, 무슨 디자인이든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CMYK는 더럽게 칙칙하게 뽑힌다는 것...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많은 것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하단 탭 바에 상호작용(해당 탭으로 전환) 시 아이콘 모션이 나타나는 Lottie(JSON 파일 제작)을 활용해 볼 수 있어서 뜻깊었다. 캐릭터도 만들어서 심사위원 분께 캐릭터가 귀엽다는 칭찬들어서 기뻤다.
팀원들과 밤을 새는 날도 두 차례나 있었는데, 피곤하긴 했지만 소확행은 확실히 해서 재밌고 즐거웠다.

밤새면서 맛있는 지코바도 먹고, 술도 먹고, 신분 상승을 꿈꾸는 달무티도 했다. (달무티 잘 지내냐)

이 사진 보다가 살짝 울컥했는데 상여자가 추구미니까 참았다. 휴~.
아이디어톤 수요 조사 때, 내가 1순위로 바랐던 아이디어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던 기억이 난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낯도 많이 가렸지만, 그래도 내 나름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했었다.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친해지지 못했다. 특히 디자이너는 시연이도 나도 서로 낯을 가려서, 대헌 연지언니 아니었으면 빠르게 친해지지 못했을 거다.
뉴씽을 대헌, 연지언니가 열심히 기획하고, 시연이와 내가 열심히 디자인하고, 건우행님, 민혁이, 현정이, 수현이가 멋지게 개발한 뒤 밋업데이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비록 아쉽게도 상을 타진 못했지만, 실무에서 일을 하는 심사위원의 귀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든 밋업행사가 끝나고 막바지에 학회원들이 자유롭게 작성한 포스트잇을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현정이가 우리에게 쓴 포스트잇이 읽혀졌었다.
프로젝트 관련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이걸 듣기 전까지만 해도 프론트 친구들이 낯을 가려서 우리와 친해지는 것보다 개발에 더 몰두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간 미안했던 지난 날들이 주체할 수 없이 떠올라서 으른답지 못하게 울었다.
프론트 아기들이랑 더 친해져서 개발 뿐만 아니라 큐시즘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언니로서 그러지 못한 부분이 너무 미안했다. 나도 디자인 경험이 적었던 시절이 있었고, 그 시기에는 좋은 개발자 언니 오빠들 덕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언니 오빠들의 역할을 뉴씽에서 수행하지 못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남들 앞에서 우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밋업데이와 큐시즘의 밤 때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밋업데이 끝나고 회식 때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 큐시즘의 밤에는 갑자기 생일을 축하해줘서 울었다. 안 그래도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정들어서 살짝 울적해하고 있었는데, 축하까지 해주니 눈물이 버튼 누른 것 마냥 주륵 나오더라...
30기 때는 절대 안 울어야지! 다짐을 했지만, 30기는 벌써 정들어버려서 이번 기수도 그른 것 같다.
뉴씽을 끝으로 29기를 마무리하고, 30기라는 새로운 큐시즘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29기에 함께했던 뉴씽 팀원들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학회를 수료했다. 팀원들은 다들 너무 멋진 사람들이다. 팀원들에게서 배운 부분이 많다.
스킬적인 부분에서도, 인격적인 부분에서도. 논외지만, 하도 표정이 썩었다는 소리를 들어서 지금은 30기 운영진을 쳐다볼 때 마다 웃으면서 바라본다 ^.^ 살짝 안면경련 오기직전...
아무튼 그들에게는 앞으로 아름다운 미래, 밝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나도 내 앞가림을 잘해야겠지.
그 앞가림의 일환으로 30기 대외홍보팀장을 맡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내가 리더로서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30기 수료를 하고 다시 이 글을 보면 알겠지만, 그래도 나름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고,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것만 보며 살고있다.
처음에는 괜히 스불재를 일으킨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역시 날이 갈수록 30기에 대한 애정은 커져가고 있다.
역시 큐시즘은 하면 할 수록 애정이 생긴다. 큐시즘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크리솔 학회장을 할 때는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않고 오직 운영에만 몰두했다. 크리솔을 하며 정말 행복했지만, 그러다 보니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학회원과는 다르게 나는 여기서 머문다는 느낌만 들었다. 어쩌면 그 부정적인 생각을 큐시즘이 해소시켜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크리솔에서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던 학회원들을 29기에서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크리솔에서는 갖지 못했던 그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큐시즘에서 얻게 되었다.
정말 큐시즘은 슬로건 그대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30기의 슬로건은 '____ 우리가 만들 커넥션'이다. 어떤 사람들과 무엇을 만들어나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걱정도 된다.)
파이팅!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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